야외 풀장에서 실컷 놀았을 뿐인데 보약을 먹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는 곳이 있다. 바로 온천수를 활용한 워터파크·스파 시설이다. 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관련 리조트 업계들이 겨울에, 중장년층만 온천을 즐긴다는 편견을 해소하고 가족 단위의 젊은 층을 잡기 위해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올해 3~4월 리뉴얼 작업을 거친 끝에 최근 손님맞이에 나섰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가 재개장에 들인 자금만 45억 원에 달한다. 올여름 휴가족을 유인하기 위해 팔 걷고 나선 것이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충청남도 아산의 도고온천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600년) 온양온천에 이어 도고온천은 200여 년 전에 처음 개발됐다. 약알칼리성으로 피부병, 신경통, 류머티즘, 동맥경화, 당뇨병, 만성 기관지염, 위장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행정안전부로부터 ‘국내 1호 보양온천’으로 지정받아 운영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온천장뿐만 아니라 실내·외 모든 풀장이 100% 온천수를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최근 리뉴얼 작업을 통해 파도 풀의 바닥을 실제 해변가와 같이 디자인하고 워터파크 곳곳의 바닥 타일을 대리석으로 교체했다. 유아 풀 및 키즈랜드 시설도 대폭 개선했다. 커플·가족 단위의 고객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이용객의 상당수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 고객이었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측은 “코로나19 전만 해도 전체 방문객 40만 명 중 30만 명이 스파와 워터파크였다”며 “올해도 방문객 40만 명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조치들은 온천수 및 리뉴얼에 그치지 않는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파라다이스시티호텔 부산의 셰프로부터 재료와 요리법을 전수받아 식음료 메뉴로 기장미역국 등을 선보였다. 매주 금·토·일요일 및 공휴일에는 오후 9시까지 즐길 수 있는 ‘나이트 스파’도 운영한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측은 “7~8월 여름 성수기를 맞아 각종 파티도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산온천을 기반으로 한 아산스파비스 역시 여름철 휴가족을 겨냥한 준비가 한창이다. 아산온천은 도고온천보다 역사는 짧지만(30여 년) 도고온천과 유사한 보양 효과를 가진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와 마찬가지로 온천뿐만 아니라 워터파크에도 온천수를 활용한다. 실내 워터파크는 상시 운영 중이다. 야외 어트랙션은 매주 주말과 공휴일마다 개장하고 본격적인 여름 시즌인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에는 상시 운영될 예정이다. 아산스파비스 측은 “지난해 25만 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했다”며 “최근 파도 풀 및 아쿠아플레이 등 주요 야외 시설물을 개선하고 안전 점검, 정비를 모두 마쳤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천안에 위치한 소노벨 천안 오션어드벤처는 지하 700m에서 생성된 중탄산이온 온천수로 운영하고 있다. 중탄산이온 온천수는 혈액순환 및 불면증 개선, 신경계통 순화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 24일 이후부터는 야외존의 전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예산에서는 스플라스 워터파크가 덕산온천수를 내세워 고객의 발길을 잡고 있다. 덕산온천은 블루라군의 주요 성분이기도 한 실리카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모발 생성, 치매 예방 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리조트 업계가 이처럼 온천수에 워터파크를 접목해 마케팅에 나서는 데는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웰니스 관광에 부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의 체질·성분에 따라 온천은 ‘피부로 먹는 보약’이라고 한다. 온천수를 기반으로 한 워터파크는 무더위도 날리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휴가처가 될 수 있다. 국내 처음으로 정부가 온천산업박람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도 온천 산업을 활성화하고 신성장 동력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온천산업박람회는 올해 10월 아산시에서 열릴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천이 사양산업이라고 하지만 웰니스 측면에서 보면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산업”이라며 “올해 온천산업박람회도 열리는데 다양한 측면에서 온천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