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대만 외교부장 "유럽, TSMC 등 투자 원하면 대만과 관계 강화해야"

"TSMC 해외투자, 대만 정부 승인 거치게 돼 있어"

EU가 대만 투자는 원하지만 외교관계 없는 점 꼬집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이 18일(현지 시간) 유럽 국가들을 향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 등의 투자를 유치하려면 대만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만과 협력을 타진하는 가운데 경제협력과 정치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연결한 그의 발언이 주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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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대만 자유시보, 폴리티코 등 보도를 보면 유럽 방문 중인 우 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TSMC의 모든 해외투자는 대만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만 정부가 TSMC 투자에 조건을 부과하지는 않으며, 정부도 기업의 유럽 투자를 막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 가지 ‘철학적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우 부장은 ‘철학적 문제’에 대해 “대만의 도움을 원하는 국가는 대만과 관계에 대해 더 광범위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유럽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에서 TSMC 등과 협력하고 싶다면 대만 정부와 정치·외교적 협력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TSMC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국가들은 대만이 처한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며 “유럽 국가들이 대만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상호 관계가 이전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TSMC는 미국, 일본에 이어 독일에도 해외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하게 주장하기 때문에, 유럽 국가들은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는 단교했으며, 바티칸을 제외하면 어느 유럽 국가도 대만과 외교관계가 없다. 그런 탓에 우 부장은 유럽 방문 국가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체코와 이탈리아, 벨기에를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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