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메이플우드에 위치한 3M 본사. EPA연합뉴스미국 대기업 3M이 자연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발암성 오염물질 ‘과불화화합물(PFAS)’이 포함된 제품을 생산했다가 합의금으로 13조원 이상 내게 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3M이 제품에 포함된 PFAS가 미국 상수도 등 수질을 오염시켰다며 제기된 소송과 관련 총 103억달러(약 13조3700억원)를 지불하는데 합의했다고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3M은 PFAS로 인한 오염에 대해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 합의금이 앞으로 13년간 공공 수도 시스템의 “모든 수준에서” PFAS를 찾아내는 작업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PFAS는 조리기구, 화장품, 자동차, 반도체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화학물질로, 프라이팬에 음식이 눌어붙지 않게 코팅 처리하는데 쓰이는 화학물질인 테플론도 PFAS다. 하지만 인체나 자연 속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NYT는 PFAS가 간 손상, 발달장애, 면역 저하, 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며 “거의 모든 미국인의 혈류에 PFAS가 있으며, 수돗물을 통해 미국인 2억명이 PFAS에 노출된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가 있기 전까지 3M은 플로리다주 스튜어트시를 비롯해 미국 주정부·지자체로부터 PFAS와 관련된 4000건의 소송을 진행해 왔다. 스튜어트시는 3M이 PFAS가 포함된 소방용 발포 약제를 제조·판매해 관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켰다며 지난 2018년 여과·복원 비용으로 1억달러(1300억원) 이상을 요구했다. 스튜어트시 외에도 소송이 빗발치자 3M은 지난해 12월 PFAS 생산을 오는 2025년까지 완전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앞서 테플론을 개발한 듀폰을 비롯해 케무어스, 코르테바 등 다른 PFAS 제조사 3곳도 11억8500만달러(1조5400억원)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