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장마 소식이 예보됐다. 특히 올해는 엘니뇨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곳곳에서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가능성도 커 침수 피해 방지 등 안전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24일까지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대체로 맑은 날이 이어지다가 25일부터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제주도를 시작으로 사흘간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강수량은 24일 밤부터 25일까지 제주 50~120㎜, 전남·경남 30~80㎜, 전북 20~60㎜, 충청·경북남부 5~20㎜ 등이다. 변동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일부 지역은 하루에 1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장마는 엘니뇨 현상으로 예년보다 훨씬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엘니뇨란 적도 부근의 수온이 평균 0.5도 이상 상승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한다. 현재 엘니뇨 감시구역인 열대 중·동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0.9도 높은 상태로 엘니뇨 발달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상청은 엘니뇨가 발생하는 해에 우리나라에 비가 평년보다 많이 내리는 경향이 있다고 관측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연간 강수일수는 줄어든 반면 연 강수량은 늘어나면서 강수의 강도가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미국·영국 등 전 세계 11개 기상청의 기후예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여름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을 확률이 39~4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침수 피해를 우려한다. 지난해 집중호우 발생으로 전국 곳곳에서 물난리 피해가 컸던 만큼 올해는 제대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수도권 폭우 영향이 컸던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차수 장비들을 미리 점검하고 지난해 물난리가 났던 7호선 이수역 등 13개 역사를 여름철 특별관리역사로 지정해 관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7호선 이수역을 비롯해 2호선 선릉역·신대방역 등 13개 역사에는 침수 피해가 발생할 시 인력이 빠르게 급파된다.
빗물받이 관리에도 함께 나선다. 원래 구청 소관인 빗물받이는 역사 내로 빗물이 유입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 측도 구청과 함께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비가 내리기 전 빗물받이를 가로막는 쓰레기나 장애물을 치우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올 여름에도 많은 강우량이 예상돼 풍수해 대비에 나섰다”며 “폭우에도 지하철이 정상 운영되도록 해 시민들의 이동을 돕겠다”고 했다.
기상청 역시 피해가 우려될 정도의 매우 강한 비가 관측될 경우 해당 지역에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정책을 신설했다.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이면서 동시에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에 달하는 경우가 기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해 8월 8일 수도권 집중호우 사례에 이를 적용할 경우 최초 구조 신고(오후 8시 29분)로부터 약 30분 전(오후 7시 59분)에 위험성을 감지하게 되고, 약 20분 전(오후 8시 8분)에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할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긴박한 위험기상 정보가 국민에게 직접 전달되면서 더 신속하고 즉각적인 재난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