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반발해 무장봉기를 일으킨 것과 관련,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러시아에서 내전의 시작을 보고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 텔레그램 채널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이 더 길어질수록 러시아에 더 많은 혼란이 생길 것”이라며 “악의 길을 택하는 자는 스스로를 파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푸틴을 향해 “수십 만 명을 전쟁에 내몰았다”고 비판하며 “러시아는 오랫동안 선전을 통해 자신들의 약점과 어리석음을 감춰왔지만, 지금은 그 어떤 거짓말로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우리가 이야기했던 시나리오에 따라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실제로 내전의 시작을 목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이 러시아 엘리트를 불안정하게 만들었고 내부 분열을 심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이 바그너그룹을 이끄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반역자로 선언하고 특별한 응징을 천명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사실상의 권력 상실”이라고 역설했다.
우크라이나로서는 반격 작전이 기대에 비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전쟁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는 “바그너그룹의 봉기 소식에 우크라이나인 수백만 명이 하루종일 휴대전화에 매달려 새로운 소식을 확인하느라 잠 못 이루는 날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에 반격에 더 박차를 가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러시아가 너무 강해서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사람들은 현 상황을 보라”며 “잘못된 중립성과 확전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모든 무기를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바그너그룹은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보로네시 등을 잇달아 장악한 데 이어 모스크바로 북진 중으로,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 헬기와 교전도 벌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바그너그룹의 행렬은 이미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모스크바로 이르는 고속도로의 절반 이상을 진격한 상태다. 로이터는 러시아 육군 소속 헬리콥터가 보로네시를 지나 모스크바로 향하고 있던 무장한 바그너그룹의 병력수송차와 트럭을 향해 사격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