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1905년 개교 이래 가장 큰 규모인 630억 원을 기부받는다. 한국 대학 단일 기부액 기준 두 번째로 큰 금액이다.
고려대는 26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기부자가 2025년 개교 120주년을 맞는 고려대에 630억 원의 통 큰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3년 동안 고려대가 기부받은 금액인 1702억원의 35%에 달한다. 거액의 기부에 힘입어 고려대가 추진하는 120주년 기념 사업 진행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려대 관계자는 “기부자께서 코로나19의 여파와 15년째 지속되는 등록금 규제 등으로 인해 대학이 겪고 있는 재정 위기에 대한 너른 이해를 갖고 있었다”면서 “대한민국 도약과 인류 발전을 위해 대학이 분발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정하신 것으로 안다”고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고려대는 2025년 개교 120주년을 앞두고 교육·연구 경쟁력 확보와 차세대 인재 양성, 캠퍼스 인프라 강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정된 학내 사업을 기부자에게 오랜 기간 설명하고 자연계 중앙광장 건립과 기금교수 임용, 다문화 인재 장학금, 옥스포드·예일·고려대 연례 포럼 지원을 약속받았다. 고려대는 해당 사업의 시작이 대학의 국제화를 더욱 체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옥스포드·예일·고려대 연례 포럼 사업이 대표적이다. 포럼은 영국과 미국,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들이 모여 ‘교육의 미래’와 ‘미래의 교육’을 논하는 장으로 자리 매김할 예정이다.
또 고려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중 자연계 중앙광장 조성은 현재 자연계 지상 주차장 부지를 커뮤니티, 스터디룸, 지하 주차장 등 연면적 1만 2750평, 지하 4층 규모의 광장으로 탈바꿈 시켜 다양한 국적을 가진 연구자들을 위한 열린 광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교를 미래 노벨상 수상자의 산실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김동원 고려대 총장이 관심을 가지고 추진 중인 기금 교수제를 통해 첨단 분야의 석학들을 초빙해 미래 산업 사회를 선도하는 지속 가능한 연구경쟁력을 확보하고 학생들의 연구 활동과 교육 서비스의 역량을 높일 방침이다. 김 총장은 “개교 120주년을 앞두고 퀀텀점프를 준비하고 있는 고려대의 비전에 공감해주신 기부자의 큰 뜻에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의 도약과 인류의 발전을 위해 고려대가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