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좀비마약’이라 불리는 펜타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구잡이로 확산되고 있다. SNS를 통해 문의하면 1분도 안 돼 판매자로부터 연락이 오고, 서울에서는 한 시간 안에 구매한 마약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판매자는 필로폰 1g(약 30회 투약분)은 65만원, 엑스터시 2정은 30만원이라고 적힌 이른바 ‘메뉴판’을 보내왔다. 피부에 붙이는 펜타닐 패치는 개당 20만원이라고 했다.
펜타닐은 암 환자나 수술 환자 등 고통이 극심한 환자에게 투약하는 마약성 진통제다.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80배 이상 중독성과 환각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판매상은 마약을 특정 장소에 가져다 놓으면 구매자가 이를 찾아가는 방식인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통장 입금 시 필요한 주민등록번호는 다른 사람의 것을 알려줄 것”이라며 “본인 정보 하나 안 남기고 거래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다”고 안심시켰다.
펜타닐은 대량 생산이 가능한 만큼 기존 마약류에 비해 저렴하고 투약이 편리하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불법 펜타닐이 18~49세 미국인 사망 원인 1위(2021년 기준)로 지목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피부에 붙이는 펜타닐 패치 제품이 SNS 등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되면서 10대의 수중까지 들어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남용 우려로 당국도 감시에 발 벗고 나섰다. 식품의약안전처는 120명 규모의 민관 감시단을 지난 4월 구성했는데 5월에는 펜타닐 패치와 졸피뎀 등 의료용 마약류 4종을 청소년에게 과다 처방했다고 의심되는 의료기관 60곳을 집중 점검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 팀장을 지낸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코올학과 교수는 “의사가 펜타닐 패치를 처방할 때 이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정확히 판단해야 하고 약사도 제대로 된 처방에 의해 약을 사러 왔는지 확인해야 오남용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시기부터 가정, 학교, 지방자치단체, 정부 등에서 공조해 예방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