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FBI 뚫은 형지, 유럽 군납시장도 '노크'

尹대통령 폴란드 경제사절단 동행

미군 주둔 동유럽에 군납 추진

美선 FBI 제복납품 공장 인수중

"B2B 키워 글로벌 비중 50%로"


패션그룹형지가 자회사 '까스텔바작'을 앞세워 미국에 이어 유럽 군납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최병오 회장의 장남 최준호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에 맞춰 꾸려진 경제사절단에 동행한다. 이번 한-폴 정상회담의 주 내용이 방산인 만큼 까스텔바작이 군납 계약을 따내면 글로벌 확대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준호 까스텔바작 대표는 유럽시장 군납 진출을 위해 이번 폴란드 경제사절단에 참여했다. 최 대표는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의 군납 의류 시장 관계자들을 만나 시장 상황을 살필 예정이다. 까스텔바작 관계자는 "미국 군납 시장 진출이 가시화된 만큼 미군이 주둔한 유럽 군납 진출을 위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경제사절단 방문을 통해 동유럽권으로 활동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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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보는 형지의 글로벌 사업 확대의 일환이다. 앞서 까스텔바작의 미국법인인 까스텔바작USA는 지난 4월 미 연방조달청 계약관리시스템(SAM) 등록을 완료하고, 10조 원 규모의 군납 의류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현재 연방수사국(FBI)과 소방서 등에 제복을 납품하는 현지 군납공장 인수를 추진 중이다. 최근 들어 미국이 중국산 의류를 조달시장에서 배제하고 있는 것도 까스텔바작으로서는 호재다. 폴란드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K방산'의 큰 손으로 급부상한 국가로 꼽힌다.

미국에 이어 유럽 군납 시장까지 진출하면 까스텔바작이 목표로 내세운 '2028년 해외매출 비중 50%' 달성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인수한 까스텔바작이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로 출발해 이미 유럽에서 인지도가 높은 만큼 유럽의 B2C 시장도 두드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까스텔바작은 유럽에서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태국 센트럴그룹과 올해 초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형지의 글로벌 확대는 최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오너 2세인 최 대표는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데 이어 지난달 베트남 경제사절단에도 합류하며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패션 산업이 펜데믹 등 대외변수에 취약한 만큼 브랜드 사업과 별개로 군납 의류 등 B2B 시장에 진출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는 까스텔바작을 단순 골프웨어가 아닌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형지가 해외 시장을 두드리는 가장 큰 요인은 국내 패션 시장의 포화다. 크로커다일레이디·샤트렌 등 여성복 구매 고객 연령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데다, 골프웨어 시장 경쟁은 치열해지면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까스텔바작의 매출은 6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7% 감소했다. 다만 지난 1분기에는 매장 효율화 효과가 더해지면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또 다른 자회사인 형지엘리트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인 야구 유니폼 등 스포츠상품부문이 커지며 제22기 3분기(2022년 7월~2023년 3월) 매출이 5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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