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의약품 유통업계 매출 기준 업계 6위인 비아다빈치를 인수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는 최근 투자기업 서브원을 통해 비아다빈치 경영권 인수를 완료했다. 비아다빈치는 재단법인 천주교서울대교구유지재단이 지분 80.12%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최대 1조원이 거론된다. 이번 거래는 어피너티 김의철 부대표가 주도했으며, 금융자문 없이 법무법인 태평양이 법률 자문을 맡았다.
2010년 고(故) 정영숙 대표가 창업한 비아다빈치는 지난해 정 전 대표가 별세한 뒤 천주교서울대교구재단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가 이번에 매각하게 됐다.
비아다빈치는 짧은 시간에 큰 성장을 거두면서 의약품유통업계 주목을 끌었다. 정 전 대표는 메리놀 병원과 의약품 유통업체 보나에스에서 근무하자 보나에스가 폐업되자, 임직원과 경영노하우를 전수받아 비아다빈치를 창업했다.
비아다빈치의 매출은 치료약 유통을 중심으로 60%이상이 병원거래에서 나온다. 주요 병원마다 5년에 한 번 입찰을 통해 의약품 공급계약을 맺는데, 비아다빈치는 카톨릭재단 산하에 있는 성모병원과 수의계약을 통해 장기간 독점 공급하고 있다. 그 밖에 40%는 약국 등 도매 거래에서 나오며 자회사를 통해 의료기기 유통도 하고 있다.
비아다빈치는 영업이익만 보면 2022년 1469억 원으로 매출 기준 업계 1위 지오영의 영업이익 761억 원을 능가하는 알짜회사다. 2021년에도 1255억 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는데 당시 주요 의약품 유통업체 실적이 감소세였던 것과 대비된다.
다만 매출 규모 자체는 지난해 9504억 원으로 같은 해 4조 2295억 원을 달성한 지오영에 비해 낮다.
비아다빈치를 인수하는 서브원은 어피너티가 2019년 LG그룹에서 지분 60.1%를 6021억 원에 인수했다. 그간은 LG그룹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에 머물렀으나 LG그룹 이외 고객군을 넓히기 위해 유통플랫폼을 구축하고 전기차 배터리 제조 전 단계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서브원은 2022년 3월 국내 1위 사무용품 유통회사 오피스디포를 616억 원에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 5조 4000억 원으로 아시아 지역 자재구매대행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과 의약품 도매 유통은 유사점이 많다”면서 “서브원과 비아다빈치 시너지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