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헬스케어가 국립정신건강센터와 손잡고 국민 정신건강 돌봄에 나선다. 정신 건강에 문제를 겪는 국민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심화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헬스케어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19일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양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정신건강 인식 개선과 증진을 위해 다각도로 협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정신건강센터는 환자 치료 외에도 국가 정신건강 관련 사업·연구·트라우마 관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임상연구 지원을 통해 정신질환의 예방진단치료·재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대국민 정신건강 인식 개선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해소를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구체적 협력 방안은 추가 협의를 거쳐 확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 과정에서 플랫폼 기술력과 정신의학 관련 전문성을 두루 갖춘 카카오헬스케어의 강점이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정신의학 관련 사업을 벌이며 역량을 키우고 있다. 최근 시그니처헬스케어와 업무협약을 맺고 미국에서 정신질환자 원격 모니터링(RP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그니처헬스케어는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미국 전역에 20여개 정신과 전문병원을 보유한 병원 그룹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달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진행하는 메타버스 의료 사업의 선도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번 사업을 통해 메타버스 내 개인 맞춤 근골격계 및 심리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창립 초기부터 정신의학 관련 인재 확보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서울대 출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김수진 이사를 영입했다. 김 이사는 합류 전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에임메드에서 본부장으로 정신질환 디지털치료제 개발을 총괄한 바 있다.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정신 건강 문제를 겪는 국민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OECD 주요국 중 1위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자 수를 2021년 26.0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11.1명)의 2배를 넘는다.
이처럼 국민들의 정신건강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카카오헬스케어가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팔을 걷어부친 것이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국민 보건 증진에 보탬이 되는 등 카카오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공공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국민 건강 증진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달에는 당뇨병학연구재단과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활용한 당뇨 관련 공동 연구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데이터 기반 디지털 바이오 선도사업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당뇨병 및 합병증 정밀 예측·진단·치료 등을 위한 AI 플랫폼과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기업 중에서는 카카오헬스케어가 유일하다.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는 ESG 사업도 벌였다. 지난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 ‘코로나19 자가진단 챗봇’을 구축했고 같은 해 9월 국민들의 롱코비드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숨운동 서비스’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레퍼런스 확보 효과도 있겠지만 수익성에 낮다고 평가받는 공공 사업에도 지속해서 참여하고 있는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