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와 노광장비(EUV) 독점 생산 회사 ASML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올 상반기 극악한 상황으로 치닫던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또 다른 근거가 되고 있다.
20일 TSMC는 올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한 156억7700만 달러(약 19조9097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65억 84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42%였다. 당초 전망했던 영업이익률 예상 범위인 39.5~41.5%를 넘어선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TSMC는 3분기에는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요 확대로 전 분기보다 높은 167억~175억 달러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TSMC 등 반도체 회사들이 바닥을 찍고 ‘업턴’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 측은 "자동차, 휴대폰, 서버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요가 감소했지만 이제 바닥을 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TSMC는 상반기 업황 악화에 영향을 받아 연 매출은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역시 선방했다. 이들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1% 오른 69억 유로(약 9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2억63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36.9%나 올라 증권업계 컨센서스를 넘어선 실적을 거뒀다. ASML은 3분기에는 순매출 56억~70억 유로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간 순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존 예상 인상률을 25%보다 5%포인트 높은 수치를 제시하면서 시장을 낙관적으로 예상한 셈이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는 "2분기 심자외선(DUV) 장비 매출액이 추가되면서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거시경제 불확실성은 확대됐지만 DUV 장비 매출을 토대로 올해도 강력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