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70년대 미국과 중국 간 교류의 물꼬를 튼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을 환대했다.
20일 중국 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키신저 전 장관과 만나 “중미 관계 발전을 추진하고 양국 인민의 친선을 증진하기 위한 역사적 공헌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라오펑유’로 칭했다. 라오펑유는 중국이 신뢰하는 외국의 고위급 인사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또 시 주석은 키신저 전 장관이 최근 100세 생일을 맞았고 중국 방문도 100회가 넘는다는 점을 언급하며 “두 개의 100을 합하면 이번 중국 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냉전이 한창이던 1971년 미국 탁구팀의 방중을 주도한 인물이다. 미국 탁구팀이 중국을 방문한 후 1972년 미중 정상의 만남, 1979년 양국 공식 수교가 이뤄져 스포츠를 매개로 한 국가 간 교류에 ‘핑퐁 외교’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다.
이처럼 미중 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꼽히는 키신저 전 장관은 18일 중국을 ‘깜짝 방문’해 중국 외교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등 고위 관리들과 만났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등) 최근 방중한 미 당국자들은 다양한 수준의 냉담함과 중국 측 카운터파트 혹은 국영 매체의 잔소리에 직면했다”며 “이와 달리 키신저는 과장된 환영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에서는 키신저 전 장관의 방문이 중국과의 군사 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루샹 중국사회과학원(CASS) 선임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국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근처에서 군사 활동을 벌이는 것을 줄이기 위해 중국과의 군사 접촉을 활용하고 싶어한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