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계속된 폭우로 전국 곳곳이 침수됐다. 한강공원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한강공원의 편의점, 화장실, 안내센터가 멀쩡한 이유는 뭘까? 한강공원 자체가 침수를 감안해 조성된, 한강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침수가 당연한’ 한강공원
사실 한강공원은 기본적으로 침수를 염두에 두고 조성됐다. 염형철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대표는 이렇게 설명한다. “홍수 때와 가뭄 때의 차이를 하상계수라고 합니다. 보통 유럽의 강들은 하상계수가 10배 정도인데 한강은 500배 차이가 납니다. 상류에 댐 같은 시설을 많이 설치했지만 지금도 270배고요. 이 강을 억지로 좁히면 다른 곳이 침수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서울 대부분 지역이 침수 피해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이유는 결국 한강이다. 200년에 한 번 내릴까 말까한 홍수인 팔당댐 초당 방류량 3만 7000톤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천의 본래 기능은 홍수를 막는 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강은 사실 ‘한강공원’까지인 셈이다. 그래서 한강공원의 구조물은 침수에도 무사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대부분 물에 뜨도록 만들어지지만, 물에 뜰 수 없다면 옮길 수 있도록 만든다.
‘한강 편의점 고립 사건’은 없다?
그렇다면 한강공원이 잠길 때 편의점, 안내센터 근무자들이 고립될 가능성은 없을까. 30년 넘게 여러 한강공원에서 편의점을 관리한 취재원의 답변은 전혀 걱정이 없다는 것. “물이 차오르기 전 미리 통제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를 끊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편의점 냉장·냉동고 안의 음식들을 편의점 회사 물류센터로 보내거나 가까운 편의점으로 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한강이 잠기고 하천 진입로를 통제하는 와중에 이를 무시하고 산책을 하거나 ‘무모한 도전’을 즐기는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도 있다. 물에 잠긴 한강 산책로에서 일부러 자전거를 타는 식이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삼가달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당부다.
기후위기로 인해 잠긴 한강을 볼 일이 점점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강공원이 침수 방지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문득 떠올리는 순간도 잦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