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신흥국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자본 유출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실물경제 등 펀더멘털 관리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주의가 필요한 신흥국 채권시장발 금융 불안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신흥국의 금융스트레스지수는 49.6으로 조사됐다. 금융스트레스지수는 채권·외환·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를 표준화한 것으로 변동성이 가장 높은 시점 값이 100이다. 지난해 10월 83.7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채권시장 금융스트레스지수는 88.8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88.8)나 코로나19 펜데믹(44.4) 때보다도 높다. 반면 외환시장(45.2)과 주식시장(37.0)은 낮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선진국의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에서 금융 불안이 나타나거나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질수록 신흥국의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거나 통화 가치가 절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0조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대로 불어난 신흥국 가계·기업·정부의 총부채도 뇌관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경상수지 적자가 심한 신흥국일수록 금융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신흥국의 취약성을 다각도로 고려하면서 신흥국 현지 지출이나 투자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성장세가 약화된 국내 실물경제의 기초 체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소비나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