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5년 만에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수출 시장 확대로 내수 침체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기아(000270)·한국GM·KG모빌리티(003620)·르노코리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5사가 7월 한 달간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차량 대수는 총 11만 4818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12만 1899대)과 비교해 5.8% 감소했다.
기아의 내수 판매량은 같은 기간 5만 1120대에서 4만 7424대로 7.2% 줄었다. KG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도 각각 33.7%, 59.9% 감소했다. 현대차와 한국GM은 2.1%, 0.6%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내수 부진의 요인을 두고 개소세 감면 종료를 꼽는다. 자동차 구매 시 적용됐던 개소세 인하 조치는 지난달 1일 자로 2018년 시행 5년 만에 종료되면서 기본세율이 3.5%에서 기존 5%로 되돌아갔다. 내연기관차의 실구매가가 오르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할인 마케팅에 나섰지만 냉랭해진 소비심리를 잡는 데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계는 내수 시장 한계 극복을 위해 수출 물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GM의 7월 해외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66.6% 증가한 총 3만 6562대로 16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수출 규모가 2만 2322대로 실적을 이끌었다. KG모빌리티의 지난달 수출 실적은 6805대로 2014년 5월(6807대) 이후 9년 만에 월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KG모빌리티는 최근 인기 차종인 토레스의 유럽 시장 론칭 행사를 열기도 했다.
기아는 전년 동월 대비 2.1% 증가한 21만 2508대의 해외 판매를 거뒀다. 스포티지가 3만 5757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로 올라섰고 셀토스와 K3(포르테)가 각각 2만 4878대, 1만 8419대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해외 시장에서 같은 기간 1.1% 늘어난 27만 7465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등으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디 올 뉴 싼타페 등 신차 출시, 아이오닉 6의 글로벌 판매 본격화로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