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내년 인공지능(AI) 관련 예산을 올해의 두 배 규모로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정비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4년 생성형 AI에 관한 정책과 예산의 기본 방침을 마련했다. 기본 방침은 슈퍼컴퓨터 및 고품질 데이터 등 생성형 AI 개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해당 방침은 4일 열리는 ‘AI 전략 회의’에서 공표될 예정이다. 닛케이는 “AI 개발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일본 내 연구개발(R&A)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AI 기본 방침은 구체적으로 △슈퍼컴퓨터가 설치된 데이터센터 정비 △AI 학습용 고품질 데이터 정비 △과학 연구에 활용 가능한 생성형 AI 개발 등 세 가지를 골자로 한다. 일본 정부는 가장 먼저 데이터를 학습·처리하는 슈퍼컴퓨터를 확충하고 보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내년 AI 관련 예산을 2000억 엔(약 1조 8100억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올해(1000억 엔)의 두 배에 해당한다. 닛케이는 “기업 한 곳이 슈퍼컴퓨터와 데이터 등을 정비하려면 수억~수십억 엔이 든다”며 “정부는 기업이 새로 슈퍼컴퓨터를 도입할 때 보조금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해 일본 정부는 슈퍼컴퓨터 신설에 나선 사쿠라인터넷과 소프트뱅크에 각각 68억 엔, 53억 엔을 지원한 바 있다.
생성형 AI 분야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은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를 맺고 클라우드 상에서 사용 가능한 슈퍼컴퓨터 설비를 빌려 자국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본어에 특화된 대규모 언어 데이터를 포함한 학습용 데이터베이스 역시 개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