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청사 내부에서 성관계를 가진 남녀 소방관들이 근무한 아시야시 소방서. 선TV 보도화면 캡처일본의 한 소방서 회식 자리에서 남성 소방관 3명이 옷을 모두 벗고 중요 부위만 가린 차림으로 여성 소방관들 앞에서 술을 마시는 등 추태를 부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자리에는 해당 소방서의 서장과 간부를 포함해 전체 직원의 절반이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마이니치·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도치기현 모오카시의 모오카소방서는 지난달 14일 오후 6시께 지역 내 음식점에서 30여명이 참석한 회식을 가졌다.
권커니 잣거니 마시는 동안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20대 대원 2명과 30대 대원 1명이 화장지로 특정 부위를 가리고 주방용 랩을 둘러싼 채 나타난 것이다. 이들은 여성 대원들에게 돌아가며 술잔을 받아마시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남성 대원들의 행위는 5분가량 이어졌지만 아무도 이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되레 고바야시 아키히로 서장은 술을 건네는 여성 대원들에게 경례를 하는 등 ‘여흥’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고바야시 서장은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이날 회식은 바람직하지 않았다. 남성 대원들의 알몸에 가까운 상태는 지나쳤다. 나는 그만두라고 하는 입장이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10년 이상 노무 관련 상담을 해온 하타노 스스무 변호사는 “서장과 간부를 비롯해 직원 절반이 참석해 직무의 연장에서 발생한 성희롱”이라며 “서장은 문제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위치였지만 오히려 적극적으로 조장했다고 볼 수 있는 행동을 했다. 여성 대원은 물론 퍼포먼스를 벌인 3명도 자신의 의사에 반해 행동한 것이라면 역시 성폭력의 피해자다.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서장에게는 감독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당시 남성 대원들의 행동이 여성에 대한 성폭력에 해당하는지 조사 중”이라면서 “그러나 부적절한 행위임이 틀림없는 만큼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소방관들의 ‘성적 일탈’이 최근에도 문제가 된 적 있다. 지난 5월 효고현의 아시야시 소방본부의 남녀 소방관이 일과 시간 청사 내부에서 상습적으로 성관계를 가졌다가 적발돼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직장 선후배인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근무 도중 화장실·수면실 등에서 성행위를 반복해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