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미국에서 고가 모델인 S와 X의 가격을 1만 달러(약 1336만 원)씩 낮춘 저렴한 버전을 출시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고급차 수요가 줄어들자 차량 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늘리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1회 충전 시 최대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는 줄였다.
15일(현지 시간) 테슬라 웹사이트에 따르면 새로 출시한 모델 S의 ‘스탠더드레인지’ 버전은 7만 8490달러(약 1억 482만 원)에 판매된다. 모델 X의 스탠더드레인지 버전 가격도 8만 8490달러(약 1억 1818만 원)로 책정됐다. 기존 모델 S와 X의 시작 가격이 각각 8만 8490달러(약 1억 1818만 원), 9만 8490달러(1억 3153만 원)였던 데 비해 1만 달러씩 낮아졌다. 로이터통신은 “고금리로 고가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낮아짐에 따라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저렴한 모델을 출시했다”고 평가했다.
대신 두 모델의 스탠더드레인지 버전은 1회 충전 시 최대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가 단축됐다. 원래 주행거리가 최대 405마일(약 652㎞)인 모델 S는 스탠더드레인지 버전에서 최대 320마일(약 515㎞)로, 기존에 최대 348마일(약 560㎞)이었던 모델 X는 269마일(약 433㎞)로 줄었다.
테슬라 영업 담당자는 로이터에 “두 모델의 저렴한 버전에도 종전과 동일한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하지만 소프트웨어로 주행거리와 성능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테슬라 영업 담당자는 “추후에도 주행거리와 성능의 잠금을 해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전체 차량 판매에서 모델 S와 X가 차지하는 비중은 총 3.4% 정도로 작은 편이다. 하지만 높은 가격으로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번에 두 모델의 저렴한 버전이 출시되면서 테슬라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이미 판매 비중이 큰 모델 S와 Y의 가격을 올해 들어 미국에서 각각 20% 넘게 인하했고 최근 중국에서도 모델 Y의 중·고급형 가격을 1만 4000위안(약 256만 원)씩 낮췄다. 테슬라는 영업 과정에서 수익보다 판매량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날 미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2.84% 내린 232.96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