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의 하이브리드 모델 국내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했다.
27일 현대자동차·기아(000270)의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첫 하이브리드 차를 출시한 2009년부터 올해 7월까지 양 사의 하이브리드 내수 판매량은 99만 7469대로 집계됐다. 8월 판매량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올해 양 사의 월평균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2만 2000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달 초에 누적 100만 대를 넘어선 것이 확실시된다.
현대차·기아는 2009년 아반떼와 포르테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처음 선보였다. 출시 첫해 판매량은 6312대에 그쳤지만 2015년 누적 10만 대에 이어 2017년 20만 대, 2018년에는 30만 대를 넘어섰다. 2020년에는 12만 7995대로 연간 10만 대 고지에 올라서며 누적 50만 대를 달성했다. 누적 판매량 50만 대에 도달하기까지 11년이 걸렸지만 50만 대를 더 판매하기까지는 3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하이브리드는 친환경차 구매를 원하지만 높은 가격대와 충전 인프라 부족 등 이유로 전기차 선택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의 대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연기관차보다 연비가 우수해 경제성 측면에서도 선호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국내 신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7월 연료별 등록 신차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대비 판매가 늘어난 모델은 하이브리드였다. 현대차·기아 역시 올 1~7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7만 5315대)이 지난해 대비 11.1% 증가한 반면 하이브리드(15만 5359대)는 43.6%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차종은 현대차 그랜저다. 그랜저는 2013년 12월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이후 올 7월까지 22만 8515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7월 기준 국내에 등록된 휘발유·전기 하이브리드 승용차가 131만 8680대인 점을 고려하면 5대 중 1대가 그랜저인 셈이다. 올해 4월부터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내연기관 모델을 앞지르기도 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하이브리드 대중화에 기여했다. 친환경 전용 차종인 기아의 소형 SUV 니로는 2016년 출시 이후 하이브리드 모델이 매년 2만 대씩 팔렸다.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4만 181대로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이어 2위다.
이 밖에 기아 쏘렌토와 스포티지, 현대차 투싼과 싼타페 등 양 사의 대표 SUV 하이브리드 모델도 전반적으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