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앱을 통해 접근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유정(23)이 “계획적 범행이 아니다”라고 28일 주장했다.
정유정은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가 이날 진행한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사회에) 불만을 품고 살지는 않았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이어 재판부가 “살해와 유기는 인정하나 계획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뜻인가”라고 질문하자 “네”라고 말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 이전에 범죄 혐의에 관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증거조사를 계획하는 절차다. 피고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는 없지만 정유정은 지난 7월 14일 첫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이날도 사선 변호인과 출석했다.
재판장이 “공소사실 중에 범행의 동기 부분, 범행하게 된 계기 등 기재된 사실과 다르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이어 “피해자를 당일 날 살해하고 시신을 분리해서 유기한 부분은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네, 인정합니다”라고 답했다.
또 재판부에 제출된 증거 사용에 대한 동의 여부에도 “네”라고 말했다.
정유정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은 변호인의 준비 소홀로 10분간 휴정한 뒤 재개됐다. 이때 정유정은 판사에게 목례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휴정 이후 정유정의 변호인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정유정의 아버지, 할아버지, 새 할머니 등 3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날 변호인은 이번 재판부에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의 행위나 행위의 방법은 유례가 없는 특수한 경우”라면서 “이 사건의 행위나 방법이 대중에게 왜곡되게 전달될 수 있고, 모방범죄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가 국민의 알권리 등을 이유로 비공개 재판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표하자, 정씨는 거의 얼굴이 보이지 않을 만큼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재판부는 정유정의 첫 공판 기일을 오는 9월 18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