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이 개최되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 빈대가 대중교통 등으로 최근 들어 다시 확산하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CNN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영화관이나 고속철도(TGV) 좌석, 지하철 등에서 빈대가 나오는 영상이 퍼지고 있다.
클레멘트 보네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파리에서 빈대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는 데 대해 국민을 안심시키고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내주 운송 사업자들을 소집해 회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 제1부시장도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라며 “실제로 어디서든 빈대가 나올 수 있고 이 빈대가 가정집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반 주택 대상 방역업체들의 빈대퇴치 작업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정부는 3년전 부터 빈대 퇴치 캠페인에 돌입한 상태다. 하지만 별소득은 없는 상황이다. 이민자, 관광객 등 매일 360만명이 파리를 찾고 있는 탓이다.
프랑스 당국은 “주로 사람들의 이민자나 관광객들의 짐이나 여행가방을 통해 들어온 빈대가 파리 외곽의 숙소로 침투하고 있다”라며 “빈대들이 살충제에 점점 내성이 생기면서 숫자가 급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시는 정부 차원의 빈대 퇴치 대응을 제안했다. 파리시의회는 최근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빈대는 공중 보건 문제"라며 "2024년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이 시점에 프랑스 전체가 재앙에 상응하는 행동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프랑스의 한 보수 성향 방송 진행자가 프랑스에 이민자가 많아 빈대가 기승을 부리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보수 색채가 짙은 쎄뉴스 방송사의 진행자 파스칼 프로는 이날 아침 뉴스 쇼에서 최근 프랑스 곳곳에서 출몰되는 빈대 문제를 다뤘다.
그는 스튜디오에 출연한 빈대 박멸 회사 대표 니콜라 루 드 베지외에게 이민자들의 위생 상태가 빈대 확산과 관련 있는지를 물었다.
파스칼 프로는 "현재 프랑스에 많은 이민자가 살고 있다"며 "그들은 거리에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처럼 모든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프랑스 땅에 있는 사람들과 같은 위생 상태를 갖추지 못한 채 빈대를 옮겨 오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의 발언은 즉각 각종 소셜 네트워크에 퍼져나갔고, 정치권의 비판도 쏟아졌다.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는 프로의 발언이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영상·통신규제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정당 르네상스도 "이건 우리가 근절되길 바란 역한 인종차별"이라며 "억제되지 않은 비열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프로는 이후 "공항에 도착하는 많은 관광객이 빈대를 옮길 수 있다"며 상황 수습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