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가 긴축 및 엔화 약세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한때 150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50엔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하순 이후 1년 만이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장중 150.16엔까지 오른 환율은 이후 147엔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149엔대로 돌아가는 등 크게 출렁였다. 이 같은 변동을 두고 시장에서는 정부 개입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150엔을 돌파하자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엔화약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코멘트를 삼가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대신 “지금까지의 방침을 적용해 과도한 변동에 대해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한다는 생각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21일에도 시장 개입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대량의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화를 파는 일명 ‘복면개입’을 한 바 있다. 당시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32년 만에 최고(엔화 가치 최저)인 달러당 151.90엔까지 치솟았는데, 당국의 개입으로 환율은 144엔대 중반까지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의 상승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BOJ는 마이너스 금리로 대표되는 금융완화 정책을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