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특검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폭행한 50대가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김형작 임재훈 김수경 부장판사)는 5일 폭행 혐의로 기소된 천모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김 전 지사를 인터뷰하기 위해 상의를 잡았을 뿐 고의로 폭행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경찰 진술과 동영상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자를 뒤쫓다 갑자기 뛰어올라 상의를 낚아챘다"며 "충분히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김 전 지사의 입장을 듣기 위한 정당한 취재 행위였다는 천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목 부위를 잡아 끌어당기는 것은 정당한 방법이라 할 수 없고, (김 전 지사가) 공인이라 해서 달리 평가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선고를 들은 천씨가 "김 전 지사는 사면됐는데 어이없고 황당하다", "부정선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엉터리 재판이다"며 언성을 높이다 경위들에게 끌려 나가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천씨는 지난 2021년 2월 1심 선고 때도 "선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판장의 말을 끊고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워 경위의 제지를 받았다.
천씨는 2018년 8월 10일 오전 5시20분께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검팀 사무실에서 두 번째 소환 조사를 받고 귀가하던 김 전 지사의 머리를 뒤에서 한 차례 가격한 뒤 목덜미를 강하게 잡아끌어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특별한 직업 없이 특검팀 사무실 앞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보수 성향 집회에 참여했다가 김 지사를 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튜브를 통해 보수 성향 집회 등을 생중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지난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28일 윤석열 정부 특별사면으로 잔여 형이 면제되며 석방됐지만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선거에 출마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