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주력인 가전과 미래 성장동력인 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전장) 사업의 쌍끌이 호조에 힘입어 3분기에 1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3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앞세워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LG전자는 고강도의 사업 체질 개선 전략이 효과를 거둔 결과로 판단하고 기업간거래(B2B), 콘텐츠·서비스 사업 등 신사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LG전자는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액 20조 7139억 원, 영업이익 996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10일 잠정 집계해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2.19%(4629억 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5%(2501억 원)나 늘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3.58%), 영업이익(34.34%) 모두 증가했다. 3분기 기준으로 이번보다 더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건 2020년(1조 738억 원) 단 한 번뿐이다.
이번 3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액 20조 4624억 원, 영업이익 8084억 원이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가전과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이 나란히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견인했다”며 “매출액은 경기 둔화와 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호실적은 주력인 가전의 선방과 신사업인 전장의 성장세 지속이 더해진 결과다. 여기에 LG전자가 B2B, 논(non) 하드웨어 사업 등에 힘을 실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체질 개선 노력도 성과를 이끌었다.
LG전자는 주력 사업인 가전이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전환하면서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시스템에어컨 등 냉난방공조를 앞세운 B2B 비중 확대도 실적을 견인했다. TV 사업은 수요 감소 속에서도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 꾸준히 힘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플랫폼 역할을 할 TV 운영체제 웹OS는 2026년 3억 대까지 늘려 나가는 걸 목표로 삼았다.
전장 사업은 올해 말까지 100조 원대의 수주 잔액이 예상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이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3% 수준이었던 전체 사업 중 전장의 비중을 2030년 20%까지 끌어올려 회사의 성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헝가리 미슈콜츠에 유럽 첫 전기차 부품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하는 등 전기차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 속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가동 중인 대응 조직 ‘워룸 태스크’를 앞세워 체질 개선과 고객 경험 혁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프리미엄 가전과 저가 가전을 모두 장악하고 관련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체질 개선 효과로 올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LG전자의 연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21년 기록한 4조 580억 원이다. 3분기까지 누적 3조 23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만큼 4분기에 현재 컨센서스(8874억 원) 수준만 이뤄도 새 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은 수요 부진에도 비용 통제 효과, 시장점유율 확대, 유럽 중심의 히트펌프 수요 확대로 견고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장(VS) 사업부의 매출 기여도가 확대되는 등 지난 10년간 외형 성장이 정체된 회사에서 다시 외형 성장을 하는 회사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