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창용 “韓, 고금리 장기화 논의 과정서 고령화로 인한 침체도 고려해야”

모로코 마라케시서 외신 인터뷰

‘고금리 장기화’ 주요 의제지만

한국은 고령화 침체 가능성 고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8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8.24.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8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8.24.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이번 마라케시 회의 주요 주제는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이지만 한국은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등 대외 요인과 함께 고령화로 인한 성장 둔화 등 대내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이 총재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진행한 미국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합동 연차총회 참석차 모로코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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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지정학적 분열로 물가가 오르면서 중립금리가 높아질 수 있냐는 질문에 “(이번 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새로운 고금리 체제(regime)에 대비해야 할 것을 논의 중”이라며 “다만 한국은 인구구조라는 특수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한국은 출산율이 낮고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장기 침체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요인이 클지, 고령화로 인한 성장 잠재력 하락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 지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인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진행 중이지만 우리나라는 고령화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급속히 하락하는 만큼 내부 요인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행렬에서 먼저 이탈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날 이 총재는 내년 말엔 물가가 목표 수준(2%)에 수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내년 말까지 유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경제 성장률이 중국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 것인지가 불확실하다”며 “한국처럼 석유를 많이 수입하는 나라에선 유가가 어떤 요인으로 오르든 공급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중국 의존도를 벗어나 구조 개혁을 통해 공급망과 시장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고성장에 안주했기 때문에 구조개혁을 하면서 공급망과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당분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지정학적 긴장과 공급망 등을 고려할 때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다”고 발언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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