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16일 방한해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접견했다. 터너 특사의 이번 방한은 13일(현지 시간)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이다. 박 장관은 이날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에 대해 강제 북송 반대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접견에서 박 장관과 터너 특사는 북한 인권 관련 한미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 장관은 6년간 공석이던 미국 북한인권특사직에 터너 특사가 임명됨으로써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한미 공조의 틀이 제대로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 주민들이 기본적인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내년부터 한국의 유엔 안보리 이사국 수임을 계기로 유엔에서도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공조를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박 장관은 최근 중국 내 억류되어 있던 탈북민 수백명이 강제 북송됐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탈북민들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라 전했다. 한국행을 희망하는 탈북민들은 전원 수용한다는 원칙 하에 이들의 안전하고 신속한 국내 이송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터너 특사는 이날 오후에는 전영희 평화외교기획단장을 만나 북한 인권과 관련해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터너 특사는 16년간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에서 근무하면서 탈북자 등 북한 인권 문제를 주로 다뤄왔다. 5월 상원 청문회에서 자신을 “한국계 미국인 입양아”로 소개하면서 “저를 환영해준 조국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어릴 적 꿈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이 터너 특사를 임명한 건 북핵·미사일 외에도 인권 문제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터너 특사 방한을 계기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한미 공조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