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에서 부인을 살해하고 자신의 양쪽 손목을 긋는 등 자해 행위를 벌여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징역 20년에 처해졌다.
서울 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태웅 부장판사)는 24일 부부싸움을 하다 아내를 목 졸라 숨지게 한 60대 김 모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김 씨는 지난 5월 2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자택에서 돈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배우자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범행 도중 “같이 죽자”며 자해하고 피해자가 숨진 뒤에도 극단적 시도를 했으나 아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의 출동으로 저지 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씨의 변호인은 재판에서 김씨가 올해 1월부터 불안·우울 장애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아왔다는 점을 근거로 김 씨가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일으킨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아온 것은 사실로 보이나 이 사건 당시 피해자와의 언쟁 내용, 살해 방법 등을 김씨가 구체적으로 기억하며 진술하고 있다”며 “여러 정황을 비춰볼 때 심신 미약 상태에 있다고까지는 판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아내인 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살해했다는 점, 결혼 생활 기간 중 가정에서의 다툼 정도, 피고인에 대한 자녀들의 엄벌 호소 등을 양형 이유로 밝혔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결혼 생활 내내 남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평소 아내가 운영하는 미용실 등에서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