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GDP 급성장에도 “빅테크 고전 우려”…나스닥 1.76%↓[데일리국제금융시장]

다우존스 0.76%↓, S&P500 1.18%↓

전날 알파벳 급락 여진 남아

3분기 GDP 연율 4.9% 급성장

월가선 “4분기 호조는 장담 못해”

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연합뉴스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경제의 혁신을 상징하는 알파벳과 메타 등 거대 기술기업의 실적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여파로 뉴욕 증시가 하락했다. 연율 5%에 육박하는 강력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앞으로의 전망과는 별개라는 시각이 나오면서 증시의 자신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26일(현지 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51.63포인트(-0.76%) 떨어진 3만278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9.54포인트(-1.18%) 내린 4137.2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25.62포인트(-1.76%) 하락한 1만2595.61에 장을 마감했다. 오안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월가는 지금가지 빅테크의 수익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하고 있고 미국 경제가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 선방하는) 아마존이나 애플도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전날 알파벳이 클라우드 실적 부진 여파로 9.5% 하락한 뒤 이날도 2.55% 하락했다. 메타 역시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광고 수익에 대한 둔화 우려 등에 이날 3.73% 하락했다.

포드는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어닝미스를 알렸다. 포드는 3분기에 438억 달러 매출을 올려 시장 전망치 439억 달러에 소폭 미치지 못했다. EPS도 주당 30센트로 전망치 46센트를 하회했다. 특히 포드는 전기차 분야에서 13억 달러의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포드 측은 “차세대 전기차에 대한 투자가 이어진데다 시장 상황도 도전적”이라며 “EV에 관심있는 많은 북미 고객들은 전기차라고해서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할 생각이 없고 이는 EV가격과 이익률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포드 주가는 정규장에서 1.65% 하락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 4.23% 하락거래되고 있다.

아마존과 인텔은 분기 실적에서 선방했다. 장 종료 후 발표된 실적발표 중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 3분기(7∼9월) 매출이 1431억 달러, 주당 순이익(EPS)은 0.94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 1414억 달러를 넘어섰고, 주당 순이익도 월가가 전망한 0.58달러를 상회했다. 클라우드 부문인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성장한 231억 달러로 전망치 232억 달러에는 소폭 미치지 못했다. 정규장에서 1.5% 하락한 아마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4% 가량 올라 거래되고 있다.



정규장에서 0.94% 하락한 인텔도 장마감후 3분기 어닝비트를 기록하며 시간 외 7% 이상 상승 거래 됐다. 인텔의 3분기 매출은 142억 달러, EPS 41센트로 시장이 전망한 매출 135억 달러, 조정 EPS 0.31달러를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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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미국 경제는 가파른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연율 4.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2.1%) 대비 성장률이 크게 뛰어오른 것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3분기 전망치(4.7%)도 상회했다. 팬데믹 이후 기저효과로 7.0% 성장률을 기록했던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다.

개인소비는 4.0% 증가해 2분기 증가율 0.8%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개인소비가 3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2.69%포인트에 이른다. 기업투자나 정부 지출이 제로라고 가정하더라도 소비만으로 미국의 잠재성장률(약 1.8%)를 뛰어넘는 2.69%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민간투자도 8.4% 증가하며 3분기 성장세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강력한 경제 성장에도 국채 수익률은 미국 시중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10.9bp(1bp=0.01%포인트) 하락한 4.843%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도 8.2bp 하락해 5.039%에 거래됐다.

이날 강력한 3분기 GDP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하락한 데 대해 월가에선 3분기 성장세와 별개로 4분기 경제 둔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여름 마지막 달에 소비를 했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은 놀라서는 안 된다”며 “진정한 질문은 이러한 추세가 다음 분기에도 계속될 수 있느냐는 것인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 FHN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로우 역시 “이미 이코노미스트들은 3분기의 성장률은 4분기에는 사라질 요행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그동안 예상보다 경제가 강한 추세가 꾸준히 이어졌던 만큼 성장 둔화를 당연히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라며 경제 호조의 지속 가능성을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성장률과 별개로 글로벌 경제가 냉각된다는 징후에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봤다.

주요 가상자산은 혼조세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6% 하락한 3만4109.22 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0.6% 내린 180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유가는 2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18달러(2.55%) 하락한 배럴당 83.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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