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은행들이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에 조심스레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대중과의 접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쿠폰형 NFT와 입장권·회원권, 디지털 증명서 관리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블록체인 진흥주간 행사에 전시 부스를 열고 NFT를 지급하는 등 홍보에 나섰다. 신한 쏠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오하이 월렛’에 접속한 후 NFT를 받으면 커피 기프티콘을 주는 방식이다.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NFT를 발급해 누구나 쉽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기업 헥슬란트와 협력했다.
블록체인 진흥주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행사다. 블록체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열렸다.
신한은행은 시중 은행들 중에서도 일찌감치 NFT 시장에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2월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선수들의 NFT를 발급했고 지난달에는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글로벌 블록체인 인천 컨퍼런스(GBIC)에서 인천시와 협력하며 NFT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당시 GBIC 방문객에게 커피 기프티콘과 인천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입장권·현장 이벤트 참여권을 NFT로 지급했다. NFT에 담긴 혜택을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해 실용성도 확보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GBIC에서 인천시와 제휴해 기념 NFT를 발행한 뒤 헥슬란트와도 협업하게 됐다”며 “협업 대상을 계속해서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NFT를 통해 야구장 입장권, 헬스장 회원권을 대체하고 멤버십 혜택을 늘릴 계획이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사용자 확인과 투명한 데이터 확보, 디지털 증명서 관리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들도 NFT 사업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신한도 일찌감치 NFT 사업에 참여해 이용자를 유치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른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블록체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21년 블록체인의 핵심 기술인 ‘멀티에셋 디지털 월렛’을 개발했다. 디지털 월렛은 가상자산을 보관, 송금하거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디앱)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필요하다. 하나은행은 미술품을 활용한 재테크가 금융권에서 주목받는 상황에서 미술품 NFT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7월 블록체인 기업 트렉체인과 협력해 미술품의 거래 이력·실 보유자를 증명하기 위한 미술품 NFT를 발행하기도 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월 NFT 발행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유통 검증을 위해 ‘멀티자산 지갑’을 이용하도록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NH농협은행은 지난 7월 트랙체인과 함께 농협 출범 10주년 기념주화 NFT를 발행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NFT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당장 시장은 침체됐지만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