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비즈니스 리더들과의 만찬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적인가, 파트너인가’ 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파트너이자 친구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상대방을 경쟁자·위협으로만 본다면 잘못된 정보·정책·조치로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도 강조하며 “중국을 위협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양국이 서로를 향해 겨누고 있는 견제를 거두고 협력을 모색하자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이 공을 들여온 일대일로에 대해서도 “미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 항상 열려 있다”며 중국 역시 미국 주도의 다자간 협력체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향후 5년간 교환·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5만 명의 미국 청년을 중국으로 초대할 준비가 돼 있음을 알려 인적 교류를 향한 의지도 내비쳤다.
이날 시 주석의 연설에서는 “중국은 이제 패권 추구에 관심이 없다” “누구와도 냉전이나 열전을 벌이지 않겠다” 등 기업인들이 대(對)중국 투자 시 우려하는 불확실성을 잠재우려는 발언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행보는 반간첩법 등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로 외국 자본의 이탈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의 불안을 완화하고 투자를 유치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미중 갈등 심화와 맞물려 중국의 올 3분기 FDI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시 주석은 1971년 미국 탁구 대표팀의 중국 방문을 언급하며 “작은 공이 지구를 움직였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두 나라는 1971년 미국 탁구 대표팀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핑퐁 외교’를 이어가며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14억 인구’의 거대 시장을 노리는 기업인들도 시 주석만큼이나 이번 만찬에 주목했다. 이날 행사에는 애플의 팀 쿡, 블랙록의 래리 핑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시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보잉의 스탠 딜 등 미 재계의 거물급 임원들이 함께했으며 약 300여 명의 참석자에 들기 위한 주요 기업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인 외에 미국 정부 측에서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 아시아 정책 전문가 커트 캠벨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