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공연이 인도네시아에서 반대 시위에 휩싸인 데 이어 이번엔 말레이시아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콜드플레이가 성소수자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무슬림 세력은 공연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나라로,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지는 않지만 금기시한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가 국교로 동성애가 중범죄에 해당한다.
이에 강성 이슬람계 야당인 범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을 비롯한 보수 이슬람 세력은 콜드플레이 공연 취소를 요구해왔다.
영국 밴드 '더 1975'는 지난 7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한 음악축제 무대에서 말레이시아 정부의 동성애 규제를 강하게 비난하고 남성 멤버들끼리 키스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국은 남은 페스티벌 일정을 취소하고, 향후 이 밴드의 말레이시아 공연을 불허했다.
한편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이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22일 현지 매체 더스타 등에 따르면 안와르 총리는 전날 의회에서 "콜드플레이가 팔레스타인의 투쟁을 지지함에도 콘서트를 취소하라는 일부 요구가 있기 때문에 이슬람법 전문가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것은 작은 문제"라며 "(말레이계 중심인) 전 정부조차도 이들의 콘서트를 승인했다"고 덧붙여 콜드플레이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콜드플레이는 이날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공연이 예정돼 있다.
콜드플레이는 성소수자 권리를 비롯해 진보적 가치를 지지하는 것으로 유명한 밴드다.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이들은 팔레스타인 해방도 지지해왔다.
말레이시아에서 콜드플레이의 성소수자 지지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지만, 팔레스타인 지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같다.
말레이시아는 팔레스타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해왔다. 전국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가 열리고, 친이스라엘 성향으로 알려진 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벌어졌다.
안와르 총리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야만의 극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