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앤컴퍼니(000240)(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이 장남 조현식 고문과 차남 조현범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에 개입할 의사를 밝혔다.
12일 한국앤컴퍼니 고위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조 고문과 연합한 MBK파트너스가 공개 매수 인수 가격을 올릴 경우 직접 관여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현재까지는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조 고문과 연합한 MBK파트너스의 공개 매수 인수 가격(2만 원)을 웃돌면서 조 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한국앤컴퍼니 종가는 2만 1000원이었다. 하지만 향후 MBK 측이 인수 가격 상향 등 막판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조 명예회장이 참전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명예회장은 조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다. 조 고문과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등 자녀들과는 성년 후견 재판 과정에서 사이가 틀어졌다. 조 이사장이 2020년 자신에 대한 성년 후견을 신청하자 “조현범 회장(당시 사장)은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뒀다”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자금력도 풍부하다. 그는 2020년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 전량(23.59%)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조 회장에 팔았다. 지난해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한국타이어) 지분 5.67%도 조 회장에 전량 증여했다. 지분을 승계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손에 넣었다. 두 회사 매각 대금만 최소 3000억 원이 넘는다. 경영 일선 당시 계열사 배당을 통해서도 상당한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측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42.03%로 우호 지분을 7~8%만 추가 확보하면 조 고문과 MBK측의 공개 매수 사태를 안정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조 명예회장이 풍부한 자금을 활용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사들이면 조 고문 측이 막판에 공개 매수 가격을 올리며 공세 수위를 높여도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