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해넘이와 2024년 카운트다운 행사가 열린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행사 전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수영구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새해를 맞아 열리려던 드론 쇼가 돌연 취소돼 운집한 시민 8만여명이 헛걸음을 하게 했다.
1일 부산 수영구에 따르면 전날 자정을 전후로 광안리 해수욕장 일대에서는 드론 2000대를 동원한 '광안리 M 드론라이트쇼'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
공연은 자정 3∼4분 전부터 드론을 띄운 뒤 하늘에서 2024년을 앞두고 카운트 다운 숫자를 연출하고 '청룡' 이미지를 밤하늘에 수놓을 계획이었다.
리허설로 알려진 영상에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거대한 푸른색 용이 구슬을 입에 무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특히 공연 전 리허설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수영구 홈페이지 캡처현장에는 8만2000여명의 시민이 몰렸으며 '광안리해변 일대 해넘이 인파 밀집으로 매우 혼잡해 주의가 필요하다'는 안전 안내 문자가 전송되기도 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통신 장애로 30분가량 늦어지던 공연은 결국 이날 0시 30분께 취소됐다. 현장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기다리던 시민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장에는 부산시민 외에도 각지에서 드론 쇼를 관람하고자 광안리를 방문한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왔다. 행사 취소가 결정된 뒤 현장 여기저기에선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자리에 있던 시민 문모 씨는 “외국인도 많이 찾아왔는데 안내 방송은 한국어만 나오니 외국인들이 ‘어떻게 된 거냐’고 계속해서 물어보며 혼란감을 보였다. ‘호텔 숙박비가 비싸도 드론 쇼 보러 여기까지 왔는데 이게 뭐냐’며 욕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매일신문에 전했다.
온라인상에는 이 공연을 보기 위해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숙소를 평소의 2∼3배의 값을 내고 수개월 전 예약했다는 하소연도 있었다.
한 시민은 "광안리 해수욕장을 둘러싼 건물과 백사장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면 관람객은 족히 10만명은 넘을 것"이라며 "대부분 밤 12시가 지났는지도 모른 채 2024년을 맞이했는데 몇 시간 동안 벌벌 떨면서 기대한 사람들의 시간과 실망, 고생은 어떻게 하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시민에게 방송으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수영구는 이날 오후 7시께 드론 쇼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오래 기다려주신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 공연을 취소하기까지 30분 동안 여러 차례 공연을 재개하려 했지만, 하지 못했다"며 "급박한 상황인지라 현장에서 사과 방송하지 못했다"며 "조만간 수영구청장 명의로 공식적인 사과문을 낼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또 구는 오는 2일 이번 문제에 대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업체 문책 등 향후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