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해 첫 회의에도 빈손으로 끝난 '의료현안협의체'…의협 "의대 쏠림 현상만 가속화될 것"

제24차 의료현안협의체 평행선만 달리다 끝나

복지부 "의대정원 확대에 적극 협력해 달라" 손 내밀었지만

의협 측 공대 수시정원 미달 사태 거론하며 반대 논리 펴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4차 의료현안협의체를 진행하고 있다. 박홍용기자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4차 의료현안협의체를 진행하고 있다. 박홍용기자




정부와 의료계가 10일 새해 첫 의료현안협의체를 진행했지만 '의대정원 증원'을 놓고 평행선만 달린채 종료됐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은 10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24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진행했다.

김한숙 복지부 의료정책과장은 "지난 한해동안 정부는 의협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탕으로 지역과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지난해 여러 차례에 다각적인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했고 이러한 순간마다 의협이 항상 정부와 함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희망찬 2024년이 밝았고 얼마 후면 의료현안협의체를 운영한지 꼭 1년"이라며 "의협이 지역 필수의료 살리기에 동참해 왔던 것처럼 의사 인력 확대정책에도 적극 협력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높은 수준인 의학교육의 질을 확보하는 것은 우리나라 미래의료의 생태계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라며 "의과대학의 소중한 인재들이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임상을 비롯한 과학, 교육, 산업, 정책 등 다양한 분야로 마음껏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의협에서도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해 달라"며 "2024년 올 한해 정부와 의협이 손을 맞잡고 필수지역 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같은 방향으로 걸어나가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관련기사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발표가 임박한 만큼 의료계에서 의대정원 증원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의협 협상단의 반응은 싸늘했다. 의협 측은 의대 쏠림현상을 우려하며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동호 의협 협상단장은 "2024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수험생이 절반을 넘었다고 한다"며 "자연계 학과 중에는 모집 인원보다 등록 포기자가 더 많은 사례가 속출했다"고 운을 띄웠다.

양 단장은 "명문대학의 자연계 학과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학생들은 모두 어디로 갔느냐"고 물은 뒤 "이 같은 현상의 주된 원인이 의대 쏠림 때문인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수한 학생들이 이공계와 자연과학을 포기하고 의대로만 몰려가는 상황에서 과학기술과 국가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려는 의대 정원 확대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양 단장은 이어 "의대 정원 정책은 여러 당사자들로 인해 이미 많이 변질돼 버렸고 부작용도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는 의학 교육의 당사자인 의대상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학생들고 충분한 소통과 의학 교육에 대한 치밀한 계획없이 의대 정원 확대를 강화해야 한다면 1차적 피해는 의과대학의 학생들이 입을 것이고 결국 궁극적인 피해자는 국민들이 될 것"이라며 "의대정원 확대가 정부의 희망적인 생각대로 필수의료와 지방의료의 정상화의 효과를 나타내기 전에 여러 부작용들이 발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고 수도권의 대형 병원으로 올라오는 유명무실한 의료전달 체계, 지역의 환자와 의료진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수도권 대학병원들의 무분별한 난립, 경증 환자와 주취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응급실과 응급의료의 혼란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없이 공급만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