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청조 "남현희·경호실장과 투자금 셋이 나눠 가져…공범 맞다"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 송치가 결정된 전청조가 지난해 11월10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 나와 동부지검으로 압송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 송치가 결정된 전청조가 지난해 11월10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 나와 동부지검으로 압송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재벌 3세를 사칭해 30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여 구속 기소된 전청조(27)씨가 자신의 재혼 상대였던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3)와 경호실장 이모(26)씨를 공범으로 지목했다.



전씨는 지난 15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범행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누구냐”는 검사의 신문에 “이씨와 남현희”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이씨는 제 고향 친구와 선후배 사이”라며 “그래서 다른 사람과 달리 친근감이 느껴졌고 그 이후 함께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2월께 고용돼 경호원 역할을 하면서 피해자들이 자신의 계좌로 입금한 21억9000만원 상당의 투자금을 전씨의 지시에 따라 사용하거나 이체한 혐의(사문서 위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는다.

관련기사



전씨가 2023년 4월께 서울 송파구 소재 고급 오피스텔인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1억500만원에 3개월간 단기 임차했을 때도 이씨 명의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전씨가 남씨에게 건네준 것으로 알려진 가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블랙카드도 이씨 명의였다.

전씨는 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박모씨로부터 투자금 일부를 미국 달러로 편취해 “이씨와 남현희, 저 이렇게 셋이 나눠서 환전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에 대해 이씨 측은 공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전씨의 실체를 사전에 알지 못했고 단지 고용인인 전씨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앞서 전씨는 2023년 3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유명 기업의 숨겨진 후계자 행세를 하며 신뢰를 쌓은 뒤 온라인 부업 세미나 수강생에게 접근해 투자 명목으로 약 27억2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피해 금액 중 약 2억 원 가량을 취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씨 관련 사기 피해자는 32명이고 피해액은 36억9000여만원에 달한다.

전씨의 전 연인인 남씨도 전씨와 사기를 공모했다는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피해자들 일부는 남씨가 전씨와 사기를 공모했다는 혐의로 고소했지만 남씨는 일관되게 공범이 아닌 피해자라고 주장해 오고 있다. 그는 지난달 전씨에게 선물받은 벤틀리 차량과 1억원 상당의 귀금속 44점, 명품 가방 등을 경찰에 임의 제출했다.


김태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