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에 깜짝 놀란 미국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중국 SMIC(중신궈지) 옥죄기를 강화하고 나섰다. 미 상무부가 지난해 말 미국의 세계적인 반도체 소부장 기업 인테그리스(Entegris)를 비롯한 수십 개의 미국 부품 업체에 공문을 보내 대중 수출을 중단시켰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두 소식통은 "지난해 말 미 상무부가 미국 공급업체들에 SMIC 최신 공장에 대한 판매 허가 중단을 내용으로 하는 서신 수십 통을 보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많은 회사가 이미 (최첨단 공장인) SMIC 사우스에 대한 판매를 중단한 상태였지만, 이 서신으로 수백만 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 반도체 소재기업) 인테그리스의 반도체 제조용 재료와 부품 선적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인테그리스 측도 미 상무부 서신을 받고 바로 선적을 멈췄다.
미국에선 대중(對中) 강경파인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도체 기술이 SMIC에 유출되는 걸 철저히 막아 첨단 칩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특히 화웨이가 지난해 8월 7㎚(나노미터) 공정의 첨단 반도체가 장착된 메이트60 프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이 큰 사건이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도 지난해 10월 상원 상무위원회에 출석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라면서 대중국 수출통제 집행 강화를 취한 추가 자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도 반도체 기술 개발에서 돌파구를 찾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에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제한했지만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더욱 속도를 내게 했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SMIC가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 조치가 시작되기 전에 비축해둔 기존 장비들로 5나노미터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이 칩은 이른바 '기린 칩'으로 화웨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최신 버전에 탑재된다. SMIC는 기존 7나노미터 생산 능력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