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연설 도중 청중 여러 명이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독일의 책임을 물으며 고성을 지르다가 행사장 밖으로 쫓겨났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20일 저녁(현지시간) 열린 라이프치히도서전 개막식에서 숄츠 총리가 단상에 오르자 객석에 있던 관객 여러 명이 차례로 일어나 "당신도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에 책임이 있다", "당신은 민주주의에 대해 말하면 안된다",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중단하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평소 지나칠 정도로 차분하다는 평가를 받는 숄츠 총리는 준비한 원고를 읽던 중 언성을 높이며 "소리 그만 지르세요. 그만"이라고 제지한 뒤 축사를 이어갔다.
또 다른 청중도 야유를 보냈지만 고성은 계속됐다. 객석 맨 뒷자리에 있던 한 남성은 일어서서 "공모와 대량학살을 중단하라"고 외치다가 행사 진행요원으로 보이는 양복 차림의 남성 3명에 의해 행사장 밖으로 끌려 나갔다.
숄츠 총리는 젊은 시절 독서 경험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 탄생 300주년을 소재로 연설하다가 "우리는 고함 아닌 언어의 힘으로 이곳 라이프치히에 모였다"며 "민주주의와 고성을 혼동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라이프치히도서전은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 이어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출판 행사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직후 열린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서는 팔레스타인 작가 아다니아 시블리의 수상이 취소돼 논란이 일었다.
올해 라이프치히도서전에서는 '보편적 급진주의'를 쓴 독일계 이스라엘 철학자 옴리 뵘이 '유럽의 이해 도서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