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 연합뉴스자신이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는 망상에 빠져 신생아를 수 개월간 방치한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문주형)는 아동유기 및 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 국적 여성 A(38)씨에 대한 검찰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2022년 4월 아들을 출산한 후 이듬해 2월까지 약 8개월간 A씨의 주거지에서 아들의 출생신고 및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등 신생아를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과 얼굴이 같은 여성이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바꿔치기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주거지 내에서 흡연을 하거나 담뱃재와 강아지 분변 등을 치우지 않은 곳에 신생아를 방치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양육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A씨와 아들의 유전자 검사 결과 두 사람은 모자 관계가 맞았다.
앞서 A씨는 2021년 9월 '선생님을 믿을 수 없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당시 9세였던 첫째 딸을 18차례 학교에 보내지 않은 사실도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들에 대한 기본적 보호 및 양육, 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여러 차례 했다"며 "다만 피고인이 방임행위를 지속하는 데에 정신과적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사정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 당시 조현병 등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재판 후 중국으로 출국 조치됐다. 피해 아동들은 중국에서 출생신고 및 보호 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