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를 석 달 앞두고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위협이 커지자 개최국 독일이 국경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낸시 패저 독일 내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일간 라이니셰포스트 인터뷰에서 “대회 기간 잠재적인 폭력 행위자의 입국을 막기 위해 모든 국경에서 임시로 통제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세계적으로 중요한 행사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패저 장관은 “유로2024 보안 문제가 최우선 과제”라며 이슬람 극단주의부터 훌리건, 사이버 공격까지 광범위하게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독일이 가입한 솅겐조약은 비준국 사이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 등 절차를 생략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난민 통제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국경을 통제하는 사례가 늘었다. 독일은 자국에서 열린 2006년 월드컵 때도 국경통제를 강화한 바 있다.
유로2024는 6월14일부터 7월14일까지 독일 10개 도시에서 열린다. 판매되는 티켓만 280만 장에 달하고 24개 참가국에서 독일로 수십만 명이 원정 응원을 갈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보안 당국은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배후를 자처한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유로2024를 겨냥해 독일에서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당국은 몇 년 전부터 독일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표적이 됐다고 보고 있다. 모스크바 테러 사흘 전인 지난 19일에는 ISIS-K의 지시로 스웨덴 의회 테러를 모의한 아프가니스탄 국적 용의자 2명이 독일에서 붙잡히기도 했다.
당국은 독일에 암약하는 ISIS-K 조직원을 수백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네덜란드·벨기에와 인접한 북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가 이들의 거점으로 꼽힌다.
헤르베르트 로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내무장관은 지난달 연방 내무부와 다른 주 장관들에게 편지를 보내 유로2024를 앞두고 ISIS-K의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연방·주 정부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