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원 구성 법정 시한인 7일 여야가 결국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법제사법·운영·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위 3개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에 대한 위원장 후보 명단을 제출함에 따라 당장 다음 주 본회의에서 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 배분안 처리를 강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 전체 18개 상임위 중 자당 몫으로 11개 상임위원장 후보 및 위원 명단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여야가 가장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 온 법사위원장 후보에 정청래 최고위원을 지명했다. 과방위원장 후보에는 최민희 의원을, 운영위원장 후보로 박찬대 원내대표를 각각 지명했다.
민주당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날까지 요구한 상임위 명단 제출을 국민의힘이 끝까지 거부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가 5월부터 10여 차례 협상을 이어왔지만 국민의힘이 (원 구성) 보이콧을 하며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면서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만나 우리가 제시한 11개 상임위에 대한 것은 일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자마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여야 합의 없이 단독 등원에 원 구성도 야당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헌정사 초유의 폭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우 의장이 원 구성 협의를 위해 소집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거부했다. 우 의장은 지난 5일 당선 인사를 통해 여야 원내 지도부를 향해 “남은 기간 밤샘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법이 정한 기한인 6월 7일까지 상임위원 선임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우 의장과 민주당은 주말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여야 간 입장 차가 너무 커 극적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여야 원내지도부 ‘2+2(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제안한 상태지만 추 원내대표는 “지금 민주당을 만나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은 합의가 안 되면 10일 단독으로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무한히 미룰 게 아니라 다수결 원리로 원 구성을 하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10일 본회의가 열리면 민주당은 18개 상임위 전체에 대한 배정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법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장에게 10일까지 18개 상임위를 처리할 것을 요청드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