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선수들의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게 된 비밀이 밝혀졌다. 스마트워치 등 맥박 센서가 부착된 웨어러블 장치를 몸에 지니는 것이 아닌, 비접촉식 장치로 얼굴의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측정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그룹에 따르면 양궁 경기 중 선수들의 심박수 측정은 현대차그룹이 만든 비전 기반 컴퓨팅 장치를 통해 비접촉식으로 진행된다. 피부 영역의 색상이 동맥 혈관에 흐르는 피의 양에 따라서 미세하게 변화하는데, 이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심작박동에 해당하는 광혈류량 신호로 맥파를 검출하고 이를 통해 심박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심박수는 선수의 호흡이나 근력 집중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지표로, 심박수와 양궁 경기 결과의 연관성은 연구로도 입증된 바 있다. 중국 난징대 연구진이 122명의 양궁 선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활을 쏘기 전 심박수가 높은 선수들은 점수가 일관되게 낮았다.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치는 비접촉식으로 심박수를 측정하고 원거리 고배율 카메라를 이용해 경기 중 선수의 집중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이 카메라를 이용하면 100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도 선수의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다. 한국 양궁 선수들은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때부터 이 장비로 심박수를 측정해왔다.
특히 도입 당시 김우진의 심박수가 화제였다. 상대 선수가 마지막 활을 쏘며 분당 심박수(bpm) 162bpm을 기록할 때 김우진의 심박수는 73bpm를 유지했다. 이는 일반 성인이 휴식을 취하는 상태에서 나타나는 평온한 심박수로, 누리꾼들은 김우진에게 자면서 활을 쏜다는 의미를 담아 ‘수면쿵야’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