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직접 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비관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의 대외직접투자 부채는 지난 2분기(4~6월) 약 150억 달러(약 20조 5575억 원) 감소했다. 대외직접투자 부채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 직접 투자해 발생한 채무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50억 달러 감소했다. 연말까지 감소세가 지속될 경우 대외직접투자는 199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첫 연간 순유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2021년 사상 최대인 3440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왔다.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일부 해외 기업은 대중 투자를 줄여왔으며, 중국에서 전기 자동차로의 급속한 전환도 해외 기업들이 투자를 철회하거나 축소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특히, 중국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 감소는 계속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보다 해외에 현금을 보유해야 할 이유가 더 많은데, 이는 선진국들이 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중국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으로의 신규 외국인 직접 투자는 2020년 펜데믹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투자 감소는 중국 내에서 외국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지역에서의 경쟁도 심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글로벌 소비재에 대한 수요도 크게 줄었다. 다국적 화장품업체 로레알은 상반기 중국 내 매출이 약 2~3%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고, 자동차업체 포르쉐는 상반기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3분의 1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수요 감소는 부동산 경기 하락의 영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피치의 애널리스트들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에서 가처분소득 전망이 불확실해지고 주택가격 하락으로 자산도 축소되면서 비필수적인 지출을 줄이거나 가성비 제품만 찾는 쪽으로 소비성향이 바뀌었다"면서 "이런 추세는 외식 부문을 넘어 의류, 화장품, 보석 등 '주요 재량 소비재' 쪽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