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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증시 강세' 공식 깨져…엔화 흐름 주목해야"

[키움증권 보고서]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연합뉴스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연합뉴스




키움증권(039490)이 원·달러 환율 급락(원화 강세)과 함께 주가지수가 하락하는 현상이 연초부터 관찰되면서 ‘환율 하락=주식시장 강세’라는 공식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했다. 당분간은 이 같은 공식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다른 자산에 투자) 청산 등 엔화의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일 ‘환율과 주식시장의 공식, 왜 작동하지 않는 것일까’라는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은 원·달러 환율보다 엔·달러 환율이 주식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금융시장에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3원 급락하며 1330원 대를 기록한 동시에 코스피지수는 22.87포인트(0.85%) 내린 2674.36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1100억원을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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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환율이 하락해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는 외국인의 순매수와 함께 주식 시장이 강세를 보인다. 더 적은 원화로 더 많은 달러를 살 수 있게 되고 원화를 보유하고 있던 외국인들에게는 환차익이 발생한다. 환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 외국인들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국내 주식을 더 보유하게 되고 국내 신규 주식 투자도 늘어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한 연구원은 이 공식이 올해 초부터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1280원 대에서 1380원 대로 상승하는 구간에서 코스피도 같이 상승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또한 외국인이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 연구원은 “환율과 주식시장 간 공식이 올해 잘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가 있다”며 “고환율 시대 무역수지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이 우상향하고 있으며, 해외 주식을 선호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 환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공식의 유효성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엔캐리 트레이드 등 엔화의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엔화 강세 베팅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투기성 자금이 엔화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오는 23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의회 연설이 엔·달러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엔화 강세의 속도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속도는 7월 말∼8월 초처럼 급격히 진행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시나리오에서 주식시장의 엔화 강세로 인한 주가 충격은 제한될 것”이라고 했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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