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바이낸스는 앞서 고팍스 지분을 매수했지만 금융 당국 제재로 난항을 겪으면서 국내 기업 메가존에 지분 대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카네이션룸에서 진행된 ‘바이낸스X해시드 리더십 및 컴플라이언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리처드 탱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가상자산 스타트업이 해외에 확장할 수 있도록 바이낸스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전세계에서도 개인 투자자의 가상자산 거래량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그러나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한국 가상자산 스타트업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탱 CEO는 “한국에서도 좋은 프로젝트가 나오고 있지만 국제 시장에 대한 이해나 지역별 사용자 선호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면서 “바이낸스가 가진 생태계를 활용해 이러한 격차를 보완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바이낸스가 운영하고 있는 거래소 외의 플랫폼을 비롯해 투자 집행 등 다방면으로 한국 가상자산 스타트업을 지원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한국 가상자산 생태계와 꾸준히 접촉하며 영향력을 넓혀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탱 CEO는 사용자를 최대한 고려한다는 입장을 수 차례 강조했다. 그는 “상장에 앞서 프로젝트 창립자, 소유자, 개발자 이력, 그들이 구축하고자 하는 바, 커뮤니티 참여도, 기술 측면, 보안 및 규정 준수 측면 등을 면밀히 검토한다”면서 “엄격한 상장 기준을 유지하며 사용자를 보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가상자산 시장에는 투기 등 다양한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가 있기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투자자 스스로 연구하고 정보를 확인하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낸스는 전세계 규제 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19개 국가에서 합법적 승인을 받아냈다. 최근에는 인도 금융 당국에 가상자산 거래소로 등록하고 현지 사업을 재개했다. 탱 CEO는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인도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로 평가된다”면서 “인도 시장 성장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낸스는 메가존과 협상하고 있는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지분 매각 관련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스티브 영 김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이사는 “고파이 변제를 최우선으로 두고 신규 투자자와 논의하고 있다”면서 “일정 부분 금전 손실을 본다 하더라도 (바이낸스) 지분율과 상관없이 고파이 사용자들에 대한 자금을 환급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바이낸스는 스트리미 지분을 67.45% 보유하고 있다. 앞서 고팍스는 바이낸스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는 내용이 담긴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국은 바이낸스의 고팍스 지분율을 10% 밑으로 줄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바이낸스는 금융당국 신고 수리를 조건으로 고팍스의 고파이 예치금을 갚아주기로 했었지만 신고수리 지연으로 자금 유입이 미뤄지고 있다. 고팍스는 지난 2022년 FTX 파산 여파로 자체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에 묶인 예치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