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한류와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전통공예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죠. 이번 전시가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최영창 국가유산진흥원장)
미래 세대로의 전승이 단절될 위기에 처한 국가무형유산 전통공예 종목을 대중에 소개하고 이들 전승자들의 노력을 돌아보는 특별전 ‘시간을 잇는 손길’이 22일까지 덕수궁 돈덕전·덕홍전에서 열린다. 앞서 2일 열린 전시회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은 국가무형유산에 대한 어려움을 쏟아냈다.
윤순호 국가유산청 무형유산국장은 “생활 여건이 변하고 (전통공예품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전승자의 노력과 의지가 없었다면 이마저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국가유산청은 국가무형유산 전승자 보호, 재료 수급, 제작기술 보존, 산업활성화에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정춘모 장인(국가무형유산 갓일 보유자)는 “이번 특별전과 함께 앞서 전승 지원금을 15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올려준 것도 모두 고마워한다. 젊은이들을 잘 교육 시켜 전승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국가유산청은 대중성이 낮고 사회적 수요가 줄어 전승 단절 위기에 놓인 국가무형유산을 전승취약종목으로 정해 우선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전통기술’ 20개 종목, ‘전통공연·예술’ 5개 종목 등 총 25개 종목을 전승취약종목으로 선정한 상태다.
올해부터는 ‘국가무형유산 전승취약종목 활성화 지원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연간 5억씩, 총 25억원을 지원하는 5개년 신규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에 맞춰 이날 ‘국가무형유산 전승취약종목 특별전시’를 개최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승취약종목 가운데 ‘전통기술’ 20개 종목 보유자 등 전승자 46명의 작품 150여점을 선보였다. 갓일, 나주의 샛골나이, 낙죽장, 낙화장, 두석장, 망건장, 매듭장, 바디장, 배첩장, 백동연죽장, 사경장, 선자장, 악기장(편종·편경 제작), 윤도장, 장도장, 전통장, 조각장, 탕건장, 한산모시짜기, 화각장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이 중 돈덕전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20종목의 보유자 작품 80점이, 덕홍전에는 국가무형유산 전승자 11명이 전통기법으로 제작한 작품과 전통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생활 공예품 등 70여점이 각각 전시되고 있다.
참여형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8일 돈덕전 2층 아카이브실에서는 토크콘서트 ‘이어가다’가 열린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주일 전시감독과 두석장 박병용 이수자, 선자장 김대성 이수자, 매듭장 장은 전수교육생 등이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1∼16일에는 하루 두 차례 갓일과 두석장, 매듭장, 배첩장, 나주의 샛골나이 등 5개 종목의 생활 소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참여형 프로그램은 온라인 예약제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