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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가 사라진 식당, 이제는 QR도 디지털로

- ‘메뉴판도, 주문도 전부 디지털’ 종이가 사라진 식당 풍경

- 스티커 큐알의 ‘큐싱주의보’, 취약한 보안성에 대한 이슈도 잇따라

- 새롭게 주목 받는 ‘디지털 QR오더’

평일 점심시간, 북적이는 식당 안은 점심시간을 맞아 방문한 직장인 손님들로 가득하다. 한때 여기저기 종이 메뉴판을 돌려가며 메뉴를 고르던 손님들은 매장에 거치된 큐알 코드를 찍어, 이제 각자의 스마트폰을 쳐다보며 자신만의 메뉴를 선택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먹고 싶은 음식은 각자 휴대폰으로 고르는 게 편하죠” 직장인 김모 씨는 점심시간마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며, 휴대폰 화면 속 메뉴를 고르며 말한다. “이제는 매장에 오면, 종업원에게 안내를 받는 것보다 자리에서 각자 주문하는 게 익숙해요. 메뉴를 신중하게 고를 수 있고, 옵션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아요.”


개개인의 선호가 중요시되기 때문일까, 같은 메뉴라도 ‘맵기 보통, 사이즈 곱빼기, 면 추가’ 등 정말 다양한 요청 사항이 생긴다. 매장 점주 A씨는 “특히 젊은 고객들은 메뉴 옵션을 다양하게 시킨다. 잘 기록한다고 해도 주방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주문 실수가 종종 있었다.”고 말하며 테이블오더를 도입한 이후 손님이 각자 주문하는 방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키오스크-태블릿-QR로 점차 진화하는 주문 방식

[사진= 매장에서 한 고객이 큐알코드를 활용해 메뉴를 주문하고 있다][사진= 매장에서 한 고객이 큐알코드를 활용해 메뉴를 주문하고 있다]



테이블오더와 같은 디지털 주문 방식의 도입은 직원들의 노동 피로를 줄이고 매장의 비효율을 해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업계에서는 티오더, 페이히어, 메뉴잇 등 스타트업들이 공격적으로 태블릿 오더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SK쉴더스, KT, LG유플러스와 같은 대기업들도 자사 기술을 연계한 DX 솔루션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키오스크와 태블릿의 비싼 초기 설치비용 및 충전의 번거로움, 잦은 고장으로 인한 유지 보수에 대한 어려움도 존재한다. “처음엔 태블릿이 신기했죠. 그런데 충전하고 관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이 모 씨는 태블릿오더 도입 후 겪은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와 반대로 QR코드를 활용한 디지털 주문 방식은 더욱 혁신적이고 간소화된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테이블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손님의 휴대폰이 각 매장의 메뉴판으로 변한다. 태블릿과 달리 복잡한 설치와 별도의 관리, 충전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간편하며, 특히 코로나 이후 QR코드 사용률이 높아지고 배달 어플 등의 모바일 주문 화면에 익숙해짐에 따라 도입 매장이 급격히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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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QR오더를 도입한 한 식당 점주는 "요즘은 고연령층도 자리에 QR코드가 보이면 주문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 스캔을 한다. 새로운 방식도 시도해 보려는 어르신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연령층에서 QR코드 사용이 활발해진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핸드오더, 테이블로 등이 QR오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큐알도 디지털로? ‘보안성, 간편성 모두 챙긴 매장 디지털화

테이블에 부착된 종이 QR코드는 물리적으로 교체하지 않는 한, 시간이 지날수록 외부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보안이 점점 더 취약해진다. QR 코드가 노출되면 지구 반대편에서도 이를 악용해 메뉴를 주문할 수 있으며, 이러한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와 손님에게 돌아가게 된다.

또한 최근에는 QR코드를 이용한 피싱인 큐싱사기도 빈번해지고 있다. QR과 피싱의 합성어의 큐싱은 기존 QR코드 위에 악성QR 코드를 덧붙여 사용자가 이를 촬영해 가짜페이지로 유도하거나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만들어 범죄행위에 악용하는 행위를 뜻한다. 얼마 전 국내에서는 공유 킥보드 내 QR에 악성 앱 설치 및 개인정보 입력을 유도하는 악성 큐알 스티커가 부착된 사례가 있었으며, 프랑스의 한 무인 주차장에서는 주차 정산용 QR에 가짜 QR을 덧붙여 사기 악성 웹사이트로 유도한 후, 사용자가 주차 정산을 위해 결제 정보를 입력한 순간 결제 및 은행 정보를 탈취해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아울러 한 번 출력하면 링크를 바꿀 수 없는 QR의 특성에 따라, 관리가 어려운 점 또한 QR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다. 링크 변경이 필요할 때 마다 QR을 재출력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만큼, 다양한 민원 서비스를 QR을 통해 안내하는 관공서 등에서는 기존 QR위에 새로운 QR을 덧붙이는 식으로 관리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허술하게 관리되는 QR에 익숙해지면, 위와 같은 큐싱사기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도 역시 커지게 된다는 점이다.

[사진= 서울시내 관공서 내 기부 안내판에 큐알코드가 여러겹 덧붙여져 있다][사진= 서울시내 관공서 내 기부 안내판에 큐알코드가 여러겹 덧붙여져 있다]


이에 따라, 위변조를 방지하고 중앙 제어 및 관리가 가능한 디지털 QR코드의 필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에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는 솔루션이 바로 동적 보안 QR이다. 동적 보안 QR은 디지털 디스플레이 기반 다이나믹 QR로서, 주기적인 QR코드 자동 갱신으로 QR 및 링크 유출을 방지하고, 악성 QR 스티커에 대한 식별이 쉽다. 한편, 국내에서는 최초로 ‘핸드오더’가 디지털 보안QR을 기반으로 한 QR 오더를 상용화한 바 있다.

이처럼 식당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무인 서비스 시스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QR의 디지털 전환이 가져다줄 수 있는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디지털 QR코드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보안 위협을 줄이고, 더 안전한 사회를 위한 필수적인 변화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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