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여긴 안되는데 저긴 되네"…조건부 전세대출 대혼란

KB국민·농협·우리銀 취급 제한

신한은 별다른 조건 없이 빌려줘

인뱅도 수요 몰려 연일 조기 마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뉴스1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뉴스1






은행권의 대출 제한 조치가 제각각이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큰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두 달 뒤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단지의 경우 일부 은행만 조건부 전세대출을 허용해 당장 입주자들의 자금 조달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또 대출 문턱을 크게 높인 시중은행 대신 인터넷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오픈런’도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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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건부 전세대출의 제한 조치를 내놓은 주요 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둔촌주공 재건축단지를 포함한 신규 분양주택에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입주자가 분양받은 아파트를 전세 놓고 임차인의 전세 보증금으로 분양 대금을 납부하는 것을 갭투자(전세 낀 주택 매매)를 위한 자금 용도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두 은행이 집주인의 명의가 바뀐다는 조건으로 내주는 조건부 전세대출을 막은 이유도 갭투자 방지가 목적이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전세대출 실행 전까지 임대인(입주자)이 분양 대금을 모두 납부했을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전세대출을 내준다는 입장이다. 다만 KB국민은행은 조건부 전세대출 규제를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현재 계획이다. 반면 신한은행에서는 별다른 제약 조건 없이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규 분양 아파트는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처음부터 예외였다”며 “분양 계약과 입주가 수년 전부터 예상된 것임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같은 조치라도 은행마다 해석이 제각각이면 실수요자들은 계속 발품을 팔아야 한다”며 “입주가 예정된 다른 분양 단지에서도 동일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높아진 은행 대출 문턱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금세 마감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인터넷은행에서 대출을 어떻게 받았는지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한도와 금리 문의가 전과 비교해 50% 이상 증가했다”며 “인터넷은행도 당국 방침에 따라 주담대 한도를 많이 축소한 상황이라 대출 문이 더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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