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음료라 속여 미성년자에게 마약 음료를 제공한 뒤 부모들에게 '자녀가 마약을 복용해 경찰에 신고하겠다' 협박한 범죄를 저지른 이른바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의 공범들이 대법원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길 씨를 비롯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공범 총 4명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 역할을 맡은 길 씨는 징역 18년, 피해 부모를 협박하는 데 쓰인 전화번호를 변작하는 역할을 맡은 김 씨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이들은 중국에 있는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총책의 지시를 받아 2023년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음료라며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마약 음료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음료는 중국산 우유에 향정신성의약품인 필로폰을 섞은 것으로 이를 마신 미성년자 9명 중 일부는 환각 증세를 보였다.
음료를 제공한 뒤 학부모에게 연락해 '자녀가 필로폰을 복용했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방법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이들의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을 인정해 길 씨에게 징역 15년, 김 씨에게 징역 8년 등을 선고했다. 이후 2심은 일부 피고인의 형량을 높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에 공동정범·범죄단체가입죄 및 범죄단체활동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