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에너지가 국내 최초로 지속가능항공유(SAF) 전용 생산 라인을 갖추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SK에너지가 이번에 갖춘 SAF 전용 생산 라인은 코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으로 기존 석유제품 생산 공정에 석유 원료와 함께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등 바이오 원료를 동시에 넣어 석유제품과 저탄소 제품을 생산한다. 바이오 원료 저장 탱크에 5㎞ 길이의 전용 배관을 설치해 상시적으로 바이오 원료를 석유제품 생산 공정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해 연속적인 SAF 생산이 가능하다.
이번 SAF 상업 생산이 시작되면 SK에너지는 SAF 사업 확대를 위한 원료 수급부터 생산·판매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096770)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안정적인 바이오 원료 확보를 위해 폐자원 기반 원료 업체 대경오엔티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미국 이퓨얼 전문기업 인피니움과는 그린수소·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이퓨얼 기술 개발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퓨얼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얻은 뒤 이산화탄소 등과 혼합해 만든 친환경 합성연료다.
SK에너지는 6월 국제항공 분야에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CORSIA’ 인증을 획득했다.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 지침에 따른 저탄소 연료 제품 생산을 인증하는 ‘ISCC EU’ 인증, 자발적 시장의 친환경 제품 인증인 ‘ISCC PLUS’ 인증도 받았다. SK에너지는 내년 초부터 대한항공 여객기에 SAF를 공급할 예정이다.
SAF는 정유 업계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글로벌 시장으로 꼽힌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글로벌 SAF 수요는 2022년 24만 톤에서 2030년 1835만 톤으로 약 70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2027년부터 국내 출발 국제선의 모든 항공편에 SAF 혼합 급유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향후 SAF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SK에너지는 SAF 전용 생산 설비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
홍광표 SK에너지 전략운영본부장은 “코프로세싱 방식을 통해 SAF를 연속 생산하는 국내 첫 사례로 SAF 의무 배합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항공사에서 SAF 필요 시 즉각 공급이 가능하다”며 “향후 국내외 SAF 정책, 수요 변동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SAF 생산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