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주 본인이 직접 은행을 방문해야 한다는 경직된 규정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80대 노인이 병실 침대에 누운 채 은행을 찾아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중국에서 벌어졌다. 이 같은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알려지며 금융 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시나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산둥성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A 씨는 지난 24일 병실 침대에 실린 채 은행을 방문했다. 가족들이 A 씨의 예금을 대신 찾기 위해 은행을 찾았으나, 은행 측이 예금주 본인이 직접 방문해야 한다며 인출을 거부한 것이다.
당시 A 씨는 거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고, 병원 측도 외출을 만류했다. A 씨의 가족들이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며 대리 인출을 재차 요청했지만, 은행 측은 규정을 이유로 끝내 거절했다.
결국 A 씨 가족들은 어쩔 수 없이 병실 침대를 직접 밀고 은행을 방문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가족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침대를 밀고 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 모습을 본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저러다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 "본인확인이 중요하긴 하지만 너무 비인간적이다", "노약자를 위한 예외 규정이 필요하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본인확인 절차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장애인을 위한 유연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금융권에서는 이미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대체 인증 수단과 방문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어 이러한 불편 사례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